사회를 등지고 은둔을 택하거나, 극단적인 선택까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생각이 있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다.” “나는 잘하는 게 없다.” “나 같은 사람은 아무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들은 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을까.
대개는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들었거나, 몇 번의 실패를 겪은 뒤 다시 넘어지는 것이 두려워졌기 때문이다. 세상과 마주하는 것보다 스스로 문을 닫고 자신을 탓하는 편이 오히려 덜 아프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게 자신을 보호하려던 선택이, 어느새 자신을 고립시키는 방향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가치는 누가 정하는 걸까.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사람의 가치는 타인이 평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누군가에게, 그리고 이 세상에 의미 있는 존재다. 가치는 성과로 만들어지는 것도, 비교로 증명되는 것도 아니다. 이미지나 평가는 바뀔 수 있어도, 존재로서의 가치는 훼손되지 않는다.
결국 문제는 내가 스스로 내린 판단이다. 어느 순간의 실패나 평가를 자신의 전부로 착각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내 가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그저 몇 번 넘어졌을 뿐이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 않고 고통스럽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는 잠시 멈춰도 괜찮고,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된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살아가려는 선택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 가치 없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이 세상을 이루는 한 조각이고, 나 역시 그중 하나다. 그러니 타인의 시선에 나의 가치를 맡길 필요는 없다. 누구도 타인의 가치를 온전히 판단할 수 없고, 사실은 그들조차 자신의 가치를 잘 알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러니 ‘가치’라는 말에 너무 휘둘리지 않았으면 한다. 당신은 증명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이미 충분한 존재다. 지금은 그 사실을 잠시 잊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