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조직 구조는 결국 경직된 조직원을 만든다. 의욕과 사기는 떨어지고, 일은 점점 주체성을 잃는다. 물론 그 안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그들 역시 결국 제도의 벽 앞에서 한계를 마주하게 된다.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이 그렇다. 1년 6개월 혹은 2년마다 반복되는 인사 발령 속에서, 개인의 의지나 적성은 크게 고려되지 않는다. 한 업무에 흥미를 느끼고 성과를 내더라도, 때가 되면 전혀 맞지 않는 자리로 이동해야 한다. 한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는 순간에도 예외는 없다. 조직은 돌아가야 하고, 사람은 그저 교체 가능한 부품처럼 취급된다.
발령은 개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팀워크가 잘 맞아 시너지가 나고 있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돌아가느냐’이지, ‘잘 돌아가느냐’는 아니다. 그 결과 업무의 질은 떨어지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그 부담을 감당하는 사람은 또다시 현장에서 일하는 조직원들이다.
결국 효율과 역량보다는 순환이 우선된다. 장기말처럼 자리를 옮겨 다니다 보면, 조직원들은 자신이 주연이 아니라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존재였음을 깨닫게 된다. 마음이 맞지 않아도 참고 일해야 하고, 가고 싶은 자리가 있어도 선택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의욕은 서서히 닳아간다.
반대로 잘 나가는 조직은 다르다. 그 조직은 여러 개의 강한 팀으로 이루어져 있고, 팀 간에는 건강한 경쟁과 응원이 공존한다. 성과에는 보상이 따르고, 구성원들은 자신의 적성과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자리에 배치된다. 그렇게 개인의 성장이 곧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제는 너무 오래된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시대는 빠르게 1에서 100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공무원 조직은 여전히 1에서 2를 고민하고 있다. 위에서 아래로 명령이 내려오는 조직이 아니라, 각자가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움직이는 조직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조직이 살아나고, 그 변화의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