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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4. 질투라는 이름의 불행한 고리

by 오박사

사람은 누구나 질투심을 느낀다. 질투는 때로 자기 향상의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나와 타인을 함께 파괴하는 감정이다.


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질투를 이렇게 정의했다. “타인의 행복이 내 행복을 조금도 해치지 않음에도, 그 행복을 바라보며 고통을 느끼는 마음.”


질투는 결국 타인의 행복이 나와는 아무 상관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감정이다. 문제는 이 감정이 단지 부러움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내 위치로 내려오길 바라게 만든다는 데 있다. 내가 그들과 같은 위치에 오르기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그들의 추락을 은근히 바라는 것이다.


잘 나가던 연예인, 인플루언서, 스포츠 스타들이 작은 잘못을 했을 때, 사람들은 벌떼처럼 달려들어 비난한다. 이 집단적인 비난 속에도 사실은 질투가 숨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정의롭고 도덕적인 입장에 서 있다고 믿지만, 그들의 몰락을 보며 묘한 쾌감을 느끼지는 않았는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질투는 더 큰 질투를 부른다. 누군가의 몰락에서 오는 쾌감은 도파민을 자극하고, 그 쾌락은 또 다른 희생양을 찾게 만든다. 그렇게 우리는 누군가의 추락을 바라며 도덕이라는 가면을 쓴 채, 어느새 나 자신도 함께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질투는 비교, 자존심, 불행, 경쟁, 증오, 원망 같은 감정들과 얽혀 있는 복잡한 감정이다. 이 불행의 고리를 끊고 싶다면, 먼저 질투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이 본질적으로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타인의 행복’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질투는 외부에서 오는 감정이 아니라, 나의 내면에서 피어오르는 착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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