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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아집의 무서움 그리고 방관자

by 오박사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눈과 귀를 가리고 자신만의 아집에 갇혀 사는 사람이다. 이들은 타인의 말을 전혀 들을 생각이 없고 자신의 생각만이 늘 옳다고 생각한다. 더 무서운 일은 이들이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며 그 세력이 다른 곳보다 힘이 세질 때 일어난다.


이들은 모든 것을 아군과 적 이분법으로 구분한다. 그들에겐 영원한 아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분란이 일어난다. 그럼 또다시 아군과 적으로 쪼개진다. 만약 100명으로 시작된 세력이 쪼개지고 쪼개져 20명이 되더라도 여전히 자신들이 정의라고 믿는다.


이들이 다른 모임에 비해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타인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의견이 같은 이들만 모이고 그 단합력은 매우 강하다. 이들은 타인을 비난하는 능력 또한 탁월해서 끊임없이 타인을 깎아내려 자신들을 돋보이려 한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이들의 결말은 좋지 않다. 이들에겐 신의가 없어서 서로 칭찬해 주다가도 자신이 불리하다 싶으면 박쥐같이 다른 곳에 붙어 어제까지 웃고 떠들던 이들을 맹렬히 공격한다. 독단적인 왕 또는 군주를 보면 그들에겐 충신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것은 상대 쪽 세력이 아니다. 세력을 형성하지 않은 수많은 방관자들이다. 결국 독단과 아집에서 나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은 나와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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