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눈과 귀를 스스로 가린 채, 자신의 아집 속에 갇혀 사는 사람이다. 이들은 타인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고, 언제나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믿는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런 사람들이 세력을 형성할 때다. 특히 그 세력이 다른 곳보다 힘을 가지게 되는 순간, 문제는 더욱 커진다.
이들은 세상을 아군과 적이라는 이분법으로 나눈다. 그러나 그들 세계에는 영원한 아군이 존재하지 않는다. 타인의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은 다시 아군과 적으로 나뉘는 방식으로 반복된다. 처음에는 100명으로 시작했을지라도, 쪼개지고 쪼개져 20명만 남아도 그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정의라고 믿는다.
이들이 다른 집단보다 강해 보이는 이유는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다양한 의견을 배제한 채 생각이 같은 사람들만 모이니 단합력은 강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이들은 타인을 비난하는 데 능숙하다. 끊임없이 남을 깎아내리며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결속을 유지한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이들의 결말은 좋지 않다. 이 집단에는 신의가 없다. 서로를 치켜세우다가도,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느끼는 순간 박쥐처럼 등을 돌린다. 어제까지 웃으며 어깨를 맞대던 사람을 오늘은 가장 격렬하게 공격한다. 독단적인 왕이나 군주의 말로가 늘 비슷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곁에는 끝까지 함께하는 충신이 남지 않는다.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존재는 맞은편의 또 다른 세력이 아니다. 오히려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은 채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는 수많은 방관자들이다. 결국 독단과 아집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켜주는 힘은, 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균형을 잃지 않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