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 "안돼"라는 말의 무게

by 오박사

최근 부모와 청소년 자녀 간의 다툼으로 인한 신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중학생 자녀가 아버지로부터 반복적으로 “안 돼”라는 말을 들은 끝에 감정이 폭발해 난동을 부린 일이 있었다. 그 경험이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아이는 아버지만 보면 달려드는 상태가 되었고 결국 정신병동에 자진 입원하게 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여전히 많은 부모는 습관처럼 “안 돼”라는 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이유나 대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쉽게 납득하지 못한다. 그 말이 설명 없는 억압으로 느껴지고, 결국 감정적인 반발로 이어진다. 부모가 이유를 설명하지 않으니, 아이 역시 이성적인 대화 대신 감정으로 대응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안 돼”는 대체로 수직적인 권력 구조에서 비롯된다. 자신도 그렇게 자라왔기 때문에 자녀에게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아이들은 다르다. 자신의 생각과 선택을 존중받고 싶어 하고,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안 돼”는 자율성에 대한 억압으로 받아들여지고, 결국 “나는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감정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떤 날은 되고, 어떤 날은 안 되는 식의 일관성 없는 태도는 아이에게 혼란과 불신을 안긴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아이는 규칙이 아니라 부모의 감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고 느끼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안 돼”라고 말하기 전에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고, 먼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가능한 경우에는 선택지를 제시해 자율성을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안 되는 것들은 아이와 함께 정하고, 그 기준을 일관되게 지켜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는 일이다. 아이들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하나의 인격체다.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갈등은 비로소 대화로 풀릴 수 있다. 그것이 부모와 아이 사이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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