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부대나 소방서 등을 사칭해 음식을 대량으로 주문한 뒤,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리는 ‘노쇼(No-show)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군부대나 소방서 신분증 이미지를 보내 진짜인 것처럼 꾸미고, 회식을 할 것처럼 자영업자들을 속여 음식을 미리 준비하게 한 뒤 연락을 끊고 사라진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선의의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간다.
경기가 좋지 않은 요즘, 단체 예약은 그 자체로 희망이었다. 의심보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했을 자영업자들에게 이 사기는 금전적 피해를 넘어 깊은 정신적 충격까지 안긴다.
그렇다면 이들은 대체 왜 이런 짓을 저지를까? 금전적 이득도 없는 일을 굳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심리적·사회적 요인이 있다.
첫째, 경쟁 업체를 괴롭히기 위한 영업방해 목적일 수 있다.
둘째, "이 정도로 남을 속일 수 있다"는 과시형 심리와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것을 즐기는 도덕 불감증도 한 원인이다.
셋째, 취업도 어렵고 사회 분위기가 팍팍한 요즘, 체제에 대한 불만과 사회적 복수심리에서 비롯된 행위일 가능성도 크다. 무고한 자영업자에게 피해를 줌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끼려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단순한 장난쯤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범죄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되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다. 실제 구속될 수 있는 행위라는 뜻이다.
법적 처벌 이전에,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쾌락으로 삼는 행위는 사이코패스적인 성향과 다를 바 없다. “그냥 장난이었다”고 넘기려 하겠지만, 장난으로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는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타인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한 자는, 결국 자신의 눈에도 눈물을 흘리게 될 날이 올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