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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 범죄는 범죄일 뿐이다

by 오박사

한 대형마트에 물건이 없어졌다는 신고를 받았다. CCTV를 확인해 보니 학생 두 명이 미리 짜놓은 동선으로 너무나도 태연하게 물건을 가져가는 것이 보였다. 며칠 뒤 그 학생들이 붙잡혔다. 둘은 형제였고 한 명은 중학생, 한 명은 초등학생이었다. 형에게 나이를 물어보니 아직 생일 안 지났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은 자신은 촉법소년이라는 것이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촉법소년들은 자신이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특히 살인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으니 절도 정도는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둘 다 같은 범죄이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범죄에 대해 죄책감을 덜 가지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인터넷 사기 범죄 중 '중고나라론'이라는 것이 있다. 말 그대로 돈을 빌린다라는 개념으로 사기범들이 물건을 판다고 글을 올리고 돈을 받아 그 돈으로 인터넷 도박을 하고 돈을 따면 다시 돈을 돌려주고 돈을 잃으면 잠적하는 사기 수법이다. 이들은 자신들은 돈을 빌리는 것이지 범죄가 아니다는 자기 합리화를 하기 때문에 죄책감을 덜 가진다.


이렇듯 많은 사람이 범죄에 상대성을 부여해 죄책감을 덜 가져서 쉽게 발을 들이게 된다. 하지만, 결국 범죄는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만들뿐더러 본인도 처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처벌이 약하다고 죄책감을 덜 가지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면 또다시 범죄에 발을 들일 가능성이 크고 결국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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