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할 때면 늘 긴장하게 된다. 언제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신고가 접수될 정도라면 대부분 만취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집이 어디인지도, 자신이 누구인지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길에 누워 잠든 그들을 깨우면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약 20% 정도는 미안해하며 순찰차로 귀가를 도와주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나머지 80%는 다짜고짜 욕설부터 쏟아낸다.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짧게는 20분, 길게는 두 시간 가까이 달래고 설득한 끝에 겨우 집에 돌려보내고 나면 온몸의 힘이 다 빠진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왜 경찰만 보면 욕을 할까. 어쩌면 경찰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욕설은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그 욕 속에는 세상을 향해 한 번쯤은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 대부분은 가족이 없었다. 술 때문에 가족을 잃은 것인지, 가족이 없는 외로움이 먼저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 그들은 외로웠을 것이다. 주변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곱지 않았을 테고, 그 외로움을 받아줄 사람은 결국 경찰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들을 동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 역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대하고 싶을 뿐이다. 세상을 원망하며 내뱉는 그들의 말 속에서, 그 원망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는 것. 어쩌면 그것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경찰로서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