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 묻지 않는 어른이 된다는 것

by 오박사

아들 녀석이 어렸을 때, 말끝마다 “왜 ○○는 이런 거예요?” “그건 또 왜 그런 거예요?” 라고 물어오곤 했다.

질문에 답해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솔직히 말해 귀찮을 때가 많았다. 대충 대답하거나 “그만 묻고 넘어가자”고 말하며 대화를 끝낸 적도 적지 않았다.


아이들은 원래 호기심이 많다.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이 궁금해서, 어른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갈수록 그 호기심은 서서히 사라진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원래 그런 것’으로 받아들이며, 별다른 의문 없이 적응해간다.


우리는 언제부터 질문하지 않게 되었을까. 그리고 왜 그렇게 되었을까. 나는 언제부터 내가 보고 듣는 모든 것에 대해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게 된 걸까.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지자, 생각하는 일도 함께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 의심하지 않으니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별다른 저항 없이 순응하게 된다. 누군가 A가 B라고 말하면,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쉽게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묻지 않는 삶은 타인의 의지에 이끌려 살아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배우려는 노력도, 스스로 판단하려는 일도 점점 부담스러워진다. 그렇게 질문이 사라진 사회는 마치 물이 흐르지 않는 연못과 같다. 겉으로는 고요하고 평온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썩어가며 생명을 잃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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