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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2. 일방적인 자녀사랑의 결말

by 오박사

넷플릭스 드라마 **〈광장〉**을 인상 깊게 시청했다. 누아르 장르가 한물갔다고 생각했지만, 이 작품은 그런 편견을 단숨에 깨뜨렸다. 순식간에 몰입해서 정주행할 정도로 재미있었고, 인간 같지 않은 주인공의 냉철함은 오히려 긴장감 없는 통쾌함을 선사했다.


극의 중심은 소지섭이 연기하는 주인공과, 양대 조직 두목의 아들 둘이다. 한 명은 조직이 운영하는 회사의 상무이고, 다른 한 명은 검사다. 겉보기엔 둘 다 가진 것이 많고 성공한 인생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내면은 전혀 다르다.


두 사람 모두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상처를 안고 자랐다. 어린 시절엔 반항할 수 없어 감정을 눌러 담고 살아왔지만, 성인이 된 이후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내면의 상처를 분출하기 시작한다.


상무는 끊임없이 사고를 치며 아버지를 곤란하게 만들고, 검사는 결국 아버지의 뒤통수를 칠 준비를 한다.

두 아버지는 말한다. “너희가 우리처럼 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 너희를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한 번도 자식에게 “너는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지 않았다. 결국, 그 자식들에 의해 두 아버지는 죽음을 맞이한다.


이 드라마를 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많은 부모들도 이들과 다르지 않은 건 아닐까? 부모는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희생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자녀는 그런 희생을 원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자녀는 약한 존재이기에, 원치 않더라도 부모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일방적인 사랑은 오히려 자녀를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 사랑은 일방적이어선 안 된다. 자녀를 단지 보호하고 가르쳐야 할 존재로만 생각하지 말고, 함께 인생을 살아가는 동반자로 여겨야 한다.


그렇게 대할 때, 자녀는 자신이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그리고 부모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 고민하게 된다.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과정을 통해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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