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78. '오징어 게임' 너는 다를거 같아?

by 오박사

'오징어 게임' 시즌 3가 나왔다. 하지만 국내외 반응은 썩 좋지 않다. 시즌 1의 강렬한 충격과 긴장감이 워낙 컸던 탓도 있겠지만, 더 자극적인 전개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이 실망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이번 시즌은 게임의 극한 자극보다는 인생과 인간의 본성에 관한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오히려 더 아쉬움을 느낀 이들이 많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스토리가 더 마음에 들었다. 시즌 3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며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됐다.

“과연 내가 저 상황에 있었다면 게임을 멈추자고 했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서게 된다면, 그를 위해 나를 희생할 수 있었을까?”
“살기 위해 누군가를 죽이는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단호하게 말할 것이다.
“나는 절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거야.”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해?”


과연 그럴까? 오히려 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드라마가 성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욕망은 때로 이성만으로는 통제되지 않는다. 그 안에 있는 잔혹성과 이기심은 누구나 품고 있는 것이다. 단지 꺼내지 않았을 뿐.


사실, 세상은 이미 '오징어 게임'과 닮아 있다. 욕망 때문에 친구를 배신하고, 거짓말을 하고, 심지어 생명을 해치는 일도 일어난다. “나는 절대 아니야”라고 믿는 생각이야말로 가장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솔직히 말해, 나 역시 그들과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느꼈다.


나는 살아가고 싶은 욕망이 누구보다 강하다. 그렇기에 극한의 상황에 놓인다면, 나 또한 비슷한 선택을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오징어 게임'은 단순한 생존 게임 드라마가 아니다. 우리가 감추고 싶어 하는 본성의 어두운 이면을 낱낱이 꺼내어, 우리에게 묻는다. “너는 다를 것 같아?”


그들이 던진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지. 그 고민이야말로 '오징어 게임'이 우리에게 진짜로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