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욕구를 가지고 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며,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적 시선 앞에서 그 욕구를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이른바 ‘나쁜 사람 컴플렉스’가 우리의 욕구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가족 앞에서는 나의 행복을 뒤로 미루고, 타인 앞에서는 나의 이익을 숨긴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스스로를 몰아붙인다. 물론 그것이 타인의 시선일 수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가 그렇게 스스로를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욕구를 감춘 채 살아가다 보면 점점 ‘타인을 위한 사람’이 되어간다. 그리고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고 느끼는 순간, 죄책감이 따라온다. 그렇게 타인을 위해 살아왔는데도 배신을 당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 듯한 허탈함에 빠지게 된다. “내 모든 것을 포기하며 그들을 위해 살았는데,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지?”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한 번쯤 천천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누군가 우리에게 욕구를 감추라고 직접 말한 적이 있었던가. 어쩌면 우리는 ‘욕구’와 ‘욕망’을 혼동한 채, 정당한 욕구마저 억눌러 왔는지도 모른다.
타인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자. 그들은 대개 자신을 소중히 여긴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욕구를 존중할 줄 알기에, 타인의 욕구 또한 섬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니 내 욕구를 우선시한다고 해서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나를 먼저 사랑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타인을 진정으로 배려하기 위한 가장 단단한 시작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