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열풍이 불었을 때, 나 역시 고전 소설을 읽어보려 한 적이 있다.
『그리스인 조르바』나 『데미안』처럼 비교적 술술 읽혀 나가던 책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책이 더 많았다. 다만 술술 읽혔다고 해서 그 책이 담고 있는 의미를 모두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고전은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질까.
현대에도 인간을 주제로 한 영화, 드라마, 소설은 넘쳐난다. 이 작품들은 의도가 비교적 명확해 머릿속에 쉽게 들어오고 오래 남는다. 아마 지금의 이 소설들 역시 100년 후에는 고전이라 불릴지도 모른다. 그때의 후손들은 이 작품들을 읽으며, 우리가 지금 고전을 읽을 때 느끼는 혼란을 그대로 겪게 될 것이다.
고전이 어려운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는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전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자유가 억압되고, 인권과 남녀 평등이 당연하지 않았으며, 전쟁과 혼란이 일상이던 시대 속에서 탄생했다. 그 안에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감정과 고뇌가 녹아 있다. 특히 당시에는 글과 사상마저 검열의 대상이었기에, 작가들은 자신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모호한 표현과 상징 속에 숨겨야 했을 것이다.
또 하나, 고전에는 정답이 없다. 저자의 생각은 독자의 입장에서 해석되고, 그만큼 수많은 해석이 난무한다. 어느 하나도 명확히 옳다고 말할 수 없기에 혼란스럽다. 지금 유행하는 소설과 영화조차 사람마다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면, 그 시대를 알지 못하는 우리가 고전을 어렵게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어쩌면 고전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의 인생이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가 고전을 찾는 이유는, 이 복잡함 속에서 길을 찾고 싶어서가 아닐까. 고전이 주는 어려움은, 지금 우리가 방황하고 있다는 사실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조용히 말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어렵지만, 다시 고전을 펼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