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행하는 인권강의 프로그램 중 무인도 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50여 가지 물건을 늘어놓고 무인도에 떨어지게 될 때 가져갈 물건 20가지를 고르는 것이다. 생존에 필요한 물품(옷, 코펠, 파이어스틸, 밧줄, 칼, 도끼)과 먹거리(컵라면, 생수, 건빵, 커피) 그리고 기타 물품(가족사진, 애장품, 기타, 연필) 등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생존에 관한 물품 위주로 선택한다. 그중 10% 정도는 기타 물품을 선택하기도 한다. 정말 재미있는 사실은 남녀 구분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선택하는 특이한 물품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커피다. 무인도에 떨어질 거라고 하는데도 20가지 물품 중 커피를 선택한다. 그만큼 커피가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나도 커피를 좋아한다. 아침에 커피 한 잔 마시지 않으면 하루를 제대로 시작하는 것 같지 않을 정도다. 마치 중독된 것처럼 말이다. 무언가에 중독된다는 것은 참 무서운 일이다. 만약 커피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불안증세를 보일지도 모른다. 커피와 같은 것들은 참 많다. 우리는 많은 것들에 의존하고 중독되어 있다. 그러한 것들이 제 기능을 못하거나 사라져 버린다면 과연 우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문득 나에게 커피와 같은 것이 또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조금은 의존에서 벗어나려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