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생의 모든 이별에 관하여
겨울이 녹고 있어요.
알아야 해요.
시간은 얼어붙지 않고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다는 것을.
자주 잃어버리죠.
계절 속에 살면서도 계절이 주는 신호를.
무감각으로 지워버리고도 있어요.
풍경은 잠시 뿐이라고 말해요.
그래서 눈을 크게 뜨고 있어야 한다고.
눈을 크게 뜨고 있기 때문에 눈물이 많은 걸까요.
눈으로 들어오는 모든 장면이 아련히 담기는 것은.
상처를 주고 받는 관계가 두렵다는 걸 알면서도
극복하지 않으면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요.
그런 계절을 살고 그 계절 속에 숨어 살고 있어요.
계절이 녹아요. 시간도 사라지고 있어요.
글 사진 이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