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현 Sep 28. 2017

계절의 변화로 달라진 것들

사람에게 약한 일상 속에서

하루 아침만에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뜨거운 여름을 보낸 몇 달이후, 선선하게 찾아온 저녁 바람이 아까워 집으로 가는 길을 여러 번 미뤘거늘, 이제는 밖을 맴돌기엔 제법 기온이 내려간 것이다.


계절의 변화로 옷장을 정리 하면서 옷가지들의 위치가 바뀌고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집 앞 가게에는 여름 과일들이 진열대에서 빠졌고 노출에 신경쓰던 윗집 여자도 어느새 피부를 긴소매로 감췄다.


무엇보다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역시나 마음 가짐이다. 생각지도 않은 쌀쌀한 바람에 괜한 허전함이 불어닥치고 잊고 있던 상처의 말들도 화살처럼 꽂힌다. 해가 점점 짧아지는 탓으로 따뜻한 낮의 위로도 점점 멀어지는 건 아닌가 싶은 연악함까지.


한여름 청춘이었던 푸른 잎들은 색을 잃어가고 그러다 시린 계절 겨울이 오면 앙상한 나뭇가지 하나 남을 텐데.

이렇게 돌고 도는 계절의 순환 속에서 매번 겪는 계절이지만 달라지는 계절 앞에서 좀처럼 태연하지 못하고 호들갑인 건 대체 무슨 까닭인가.

계절은 올 때마다 어딘가 성숙해져 오는 것 같은데 나는 왜 나이를 먹을수록 연해지고 약해지는 것만 같을까.


계절의 변화로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

감정이 시시때때로 휘몰아치고 있다.


계절이 바뀌는 간절기 사이에서

나는 쉽게 울지 않을 사랑과

따뜻한 우정을 나눌 간절을 바란다.


부디, 잘 살아 있자.

이 계절 속에서 어긋나지 말자.



글 사진 이용현

매거진의 이전글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