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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May 03. 2020

어버이날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다시, 엄마를 사랑할 때

지인의 SNS에서 울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이 올라왔다. 눈물을 닦던 그녀의 엄마는 목매인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고마워어"


Thank you for giving birth to me 가 새겨진 케이크, 엄마와의 다정한 커플샷, 끝으로 낳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문장을 새기며 피드를 마무리했다.


이내 1년의 가장 좋은 날씨에 다가오는 어버이날,  엄마에게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 지인의 영상과 문장은 오랫동안 엄마를 기억하게 했다.


무엇을 해줄까 싶어 같이 해보지 않은 것들을 해보려고 1박 2일로 여행을 계획했다. 가까운 곳 어디라도 떠나서 산책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맛있는 음식도 나누면서 마무리는 편한 숙소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면 되겠다 생각했다.


숲이 우거진 남쪽으로 내려가기로 하고 인터넷 서칭을 마무리한 뒤 지방에 있는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이번 주 뭐해. 여행 가자."

나는 설렌 마음이었지만 엄마의 목소리는 그렇지 않아 보였다.

"아들이랑 여행 가면 좋지. 근데 엄마는 가기 싫어. "


느닷없는 거절에 당황스러웠다.


"왜, 내가 좋은 곳 알아놨는데.

하루 바람 쐬러 다녀오자."


"엄마 무릎 아파서 그래. 잘 못 걷겠어. 그냥 쉴래"


무릎이 아프다는 엄마의 말이 가슴에 타박타박 박혔다.

무.릎.이.아.퍼.


"그냥 집으로 와. 집에 맛있는 거 해놓을 테니 저녁 먹자. 내일은 병원 다녀올 거라서 여행은 안 아플 때 가자."


엄마의 말을 끝으로 나는 여행의 계획을 병원으로 가는 계획으로 바꿨다.

엄마의 무릎을 지키기 위하는 것이 어버이날 내가 해야될 일이라 판단이 들었기 때문.


몸에 대한 명언 중에 이런 문장이 있다.


'귀 기울여 들여준다면 우리 몸은 우리에게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이 명언대로 나는 엄마의 무릎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억수로 비가 퍼붓던 날 엄마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잠이 들었던 때를 떠올린다. 그때 무릎이 내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제야 하려나보다.


나는 엄마의 무릎에 기도한다.

우리가 함께 걸어가야 하는 길이 쉽게 멈추지 않기를.

오랫동안 함께 더 많이 걸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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