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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Aug 01. 2020

엄마의 잠든 표정을 바라본다는 것

내가 아기가 되어 쌔근쌔근 잠을 자고 있을 때

엄마는 나를 안고 품에서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악의 없는 표정으로 어느 욕심도 없고 투정도 없이 순수히 잠든 표정은 그 자체가 힐링이었다고.


나도 가끔 안방에 누워 잠이 든 엄마의 얼굴은 본다.

예전보다 좀 더 나이 든 엄마, 지도처럼 여기저기 퍼진 주름과 세월을 비켜가지 못한 흔적들이 무수하다.

그럼에도 나를 낳고 이렇게 몇십 년을 온화한 얼굴로 잠이 들었으리라.


잠이 든 사람의 표정의 얼굴을 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미워할 수가 없다는데 엄마도 그렇다.


이제는 나보다도 먼저 잠이 드는 엄마를 바라보며, 한 때 나를 재우며 엄마의 표정에 묻어 있었을 사랑을 본다.

눈썹에 사랑 하나, 콧등에 또 사랑하나, 입술 위에 또 사랑 하나.

내가 받은 통째의 사랑들이 엄마 얼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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