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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Sep 15. 2020

엄마가 아프단다

어느 날 느닷없이 멀쩡히 밥을 먹던 일상의 오후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그때 전화기 너머로 걸려 들어오는 엄마의 목소리. 엄마는 용기를 내 떨지도 않고 담담히 말하는 것이다.


엄마가 아프단다.


언젠가 당신이 이런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부모로서 강한 척은 다 하고 살던 사람이 느닷없이 약해진 목소리로 자신이 아프다고 말 걸어올 때 자식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감히 그 말 앞에 덤덤하고 당당해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나.


엄마가 아프다는 말에 신경 쓰이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엄마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다.

사춘기 시절 엄마라는 존재에 눈 깜짝하지도 않던 내가 엄마의 전화에 더 민감해지는 것은 이제 내가 그를 더 염려하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간 받을 사랑은 다 받고 자랐다. 이제 그가  별 탈 없이 건강이나 지키며 남은 세월을 잘 보내길 바라는 마음뿐.

그런 와중에 엄마가 아프단다.라는 말은 내 일상에 큰 사건으로 다가올 것이다.


비로소 고민한다. 엄마가 아프지 않을 수 있는 방법들을. 오랫동안 엄마의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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