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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현 Nov 23. 2021

타인들에 관해 생각한다

#타인들

오늘은 아무리 내 삶의 안위를 챙기기에  바쁜 삶이라 하더라도,

타인의 삶에 신경 쓸 겨를 없는 숨 가쁜 생이라도

한 번은 타인에 관해 생각한다.


세상에 태어나 열망과 사랑을 품으며 행복을 바랐을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동생과 가족으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타인들이 있었다면,

그 반대에 권력에 도취된 채 수많은 사람을 죄 없이 죽이고

모래만큼의 염치도 없이

90세를 끝으로 평생  주먹만 한 사과도 없이 감옥에서 나와

수백억의 세금도 체납한 채 세상을 떠난 망자도 있다.


어제는 드라마 지옥을 보면서, 지옥으로 가는 길이 그리 쉬운 거라면 제발 인간임을 가장하여 어느 죄도 없는 사람을 죽인 이들을 남겨 놓지 마시고 우리 앞에서 벌을 받게 하시고 눈앞에서 시연하여 지옥으로 가는 길을 확인하게 해달라는 악의도 잠시 품어보았건만, 끝내 잘잘못 없이 그저 인생사가 사고라는 일에 짙은 허무와 멍하기만 한 초연함을 어떻게 저버릴 수 있을까.


타인을 지배하고자 하는 일이 왜 사랑이 될 수는 없었나. 비록 세상을 떠났다 해도 정작 본인은 타인에게 여전히 무관한 사람이니 그의 죽음이 명예롭지 않고 찬 겨울의 바닥처럼 씁쓸할 수밖에.


내 삶은 여전히 건재하고 아직은 사고 없이 부단하게 살고 있으면서도

내 삶이 절대 무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리.


그날의 내가 아니어서, 내 가족, 내 친구가 아니어서

천만다행이라고 안도하는 이기적인 나여도.


타인을 생각한다.

억울한 날들과 비통한 날 속에

이 아름다운 날들도 잊고 지냈을 지난 타인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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