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을 날아가야 하는 장시간의 비행. 터키를 향해 몸을 실은 좁은 비행기 안에서 부산히 뒤척이다 잠이 오지 않아 그만 기내에 깔려 있는 음악을 랜덤으로 찾아 들었다. 그러다 듣게 된 곡이 미국 솔로 트럼펫 연주자 Chris Botti의 Cinema Paradiso라는 곡.
도입부에서 시작되는 사람들의 박수 갈채 소리. 웅장한 첼로와 깔끔한 트럼펫의 선율이 꽤 아름답게 들려왔다. 창 밖을 조용히 응시하며 7분 남짓 되는 긴 노래를 듣고 있는데 그만 나도 모르게 갑자기 한 줌의 눈물이 말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모두가 잠든 시간에 혼자 깨어난 시간은 새벽 두 시.
노래를 들으면서 왠지 살아 있는 기분을 느꼈기 때문일까. 그 감동에 먹먹하여 울컥이고. 노래가 끝날 무렵 다시 또 이어지는 사람들의 박수 갈채 소리의 여운은 좀처럼 쉽게 가시지 않았다.
노래의 시작과 끝에서 이어지는 사람들의 박수 갈채처럼 나도 나의 탄생에 박수 쳐주고, 언젠가는 끝이 날 죽음의 무렵에도 곁에 남아 박수를 쳐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그 일은 아마도 슬픔이 아니라 감탄일 텐데.
눈물의 근원은 그런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었다. 기쁨의 눈물이었다. 완벽히 살아 있다는 감정. 이름 모를 사람들과 뒤섞여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 하면서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고 만 것이다.
좀처럼 여운이 가시지 않아 숙소에 도착 해 노래를 다시 찾아 들었는데 유튜브 댓글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