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순훈 Mar 19. 2016

봄 밖의 봄 春外春

화향백리花香百里,  주향천리酒香千里 ,  인향만리人香萬里

봄, 봄이 왔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정말로 원하는 것을 얻을 때, 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봄은 희망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중국의 민주화를 추진하던 반체제 단체의 이름이 '중국의 봄'이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봄'을 꿈꾸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명예를, 어떤 사람은 이름을, 어떤 사람은 자리를, 어떤 사람은 돈을 얻었을 때 그걸 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봄 이외에 봄이 있습니다.


'봄 밖의 봄'이라는 뜻인 춘외춘(春外春)은 이해조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고, 유명한 기생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 뜻이 깊다 보니 기생집의 옥호까지도 되었습니다. 


봄 밖의 봄은,  내가 보는 하늘 이외에도 다른 하늘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 선사의 시는 우리를 일깨웁니다.


사향을 가졌으면 절로  향기로운데, 
有麝自然香

어찌하여 바람 앞에 서려하는가? 

何必當風立 


상의 향기중에서 그래도 가장 좋은 것은 사람의 향기입니다.


그래서 옛말에 화향백리花香百里, 주향천리酒香千里,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하지 않습니까?

주향천리酒香千里

아름다운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잘 익은 술의 그윽한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사람의 인품과 덕에서 나오는 향기는 만리를 간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없을까요?

향기를 가진 지도자가 새삼 그리운 요즘입니다.


우리는 언제쯤이면  만리는 고사하고 백리라도 향기가 가는 지도자를 갖게 될까요?






추신:



'사향을 가졌으면 절로  향기로운데'

有麝自然香


이 말은 야부도천 선사의 시입니다. 


선사의 다른 시 한수를 소개하니, 

이 적막한 봄의 몰락하는 슬픔에 잠시 위안으로 삼으시지요.  

                                                                                                                             

  

가지를 잡고 나무에 오르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得樹攀枝未足奇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장부인 것이다.

懸崖徵手丈夫兒  

물은 차고 밤은 싸늘하여 고기도 찾기 어려우니 
水寒夜冷魚難覓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네. 

留得空船載月歸  


  
                                      




  




매거진의 이전글 졸업식 명축사, "실수를 향해 돌진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