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어찌 갈대뿐이랴
세상에 흔들리는 것이 어디 너희뿐이겠는가.
정에 흔들리고, 이해에 흔들리고,
두려움에 흔들리고,
또 때로는 회의와 외로움에 자주 흔들리나니,
그 참담한 통한의 아픔을 통해서 모든 아름다운 눈물들이 다시 꽃으로 피어나는 것을.
사랑이란, 진실이란, 죽어서 굳어버린 관념이 아니라 살아서 흔들리며 늘 아파하는 상처인 것을.
- 손광성, '겨울 갈대밭에서' 중에서
살다가 문득 뒤를 보면 내가 걸어온 발자국들을 보게 됩니다.
어떤 때는 확신으로 걸어온 길,
어떤 때는 이 길이 맞는 길인가 생각하며 비틀거렸던 길,
어떤 때는 술에 취해 다 잊고싶었던 길,
어떤 때는 사람들이 좋아서 웃고 떠들며 기쁘게 걸어간 길,
그 길 위에 서있던 내 모습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흔들리며 살아왔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도 흔들리지 않고, 직선으로 살아온 사람은 없습니다.
오로지 앞만 보며 곧장 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에게는 이런저런 아픔도 상처도 아쉬움도 없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바람이 불면 갈대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생도 조금씩 흔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잠시 멈추어
내가 왔던 길을 한번 뒤돌아 보십시오.
나를 가다듬고, 다시 길을 다시 가기 위해서 말이죠.
우리는 예서 멈출 수 없습니다.
아직 길은 있고,
생명이 있는 한
남은 길을 가야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