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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으로 김재식 Apr 14. 2023

부르고 싶은 이름

그저 기도 89 - 부르고 싶은 이름


가끔 하루는 일생의 축소판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잠 못들고 뒤척이며 밤을 설치는 날은 더 그렇다

아침을 상쾌하게 출발하고 종일 열심히 보내고

밤이 되어 달게 깊은 잠에 들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마치 태어나서 평생 열심히 살다 생을 잘 끝내는 복처럼…

잘 살고 잘 죽는 복은 신앙인이 받을 은총중의 하나다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며 악몽에라도 시달리면

영락없이 평탄하지 못한 불행한 삶을 보내다가

감사로 안식에 들어가지 못하는 딱한 생명이 떠오른다

어쩌면 아침 눈을 뜰때 첫 생각, 첫 말을 잘못하여

하루가 꼬이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눈뜨자마자 욕심과 미움이 가장 먼저 들이닥쳐

흔들리고 탁해진 상태로 출발하면 마치 잘못 끼워진

첫단추가 다음 단추를 줄줄이 잘못되게 만드는 것처럼.


밤에 평안히 쉬고 싶어 잠들기전 읽는 기도문을 썼다

그리고 외운 후 잠이 들때까지 몇번이나 속으로 읽기도 했다


‘잠자기전 올리는 기도’


“하나님, 하실 수만 있다면

오늘밤 우리 부부를 고통없이 데려가주세요!

그러나 아니라 하시면 하루를 또 열심히 살겠습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없고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그러니 살든지 죽든지 하나님만 붙잡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이해는 못하지만

하나님은 생각이 있고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믿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내 허락도 없이 온갖 틈으로 들어오는 숱한 잡생각 불안을

털어버리고 잠잠히 하고 싶어 마음을 비우는 기도였다

물건과 관계들에 대한 집착과 생명까지 내려놓고

단순해져서 편히 잠들수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바라는만큼은 잘 안되지만 도움은 되었다

기장 간절해지는 부분, 단어는 이름이었다

아버지! 하나님… 그 이름을 자꾸 부르면 힘이 느껴졌다

어떤 조리있고 정리된 말보다 이름을 부를때

울컥 몰려오는 그 느낌은 마치 끊어졌건 전화선이

다시 연결되었을 때 지지직 하는 신호가 들리는 듯 했다

그래서 다시 불러보며 다짐한다

아침 첫 말과 생각이 아버지! 하나님이기를

저녁 마지막 말과 생각이 아버지! 하나님이기를…


2023 . 4. 14 맑은고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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