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by 김필필

인간은 사랑에 빠졌을 때 가장 아름답고 빛이 난다. 낯간지럽고 달콤하면서도 말랑말랑한 질감을 간직할 것 같은 것.... 가슴속에 간직할 때는 따뜻한 기운이 몸을 채우고 입 밖으로 나직하게 내뱉으면 주위마저 잔잔하게 평온해지는 것....


이 세상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만큼이나 다양한 결의 사랑들을 생각해 본다. 남녀 간의 사랑, 가족, 친구와 동물, 사물, 심지어 현상과 상황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우리는 사랑을 느끼고, 생각하고 이야기한다. 둘러싼 무수한 것이 사랑으로부터 나왔고, 사랑으로 수렴되며 사랑으로 전환된다. 과학적으로 이성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수많은 변수들과 변주들이 사랑의 바운더리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며 그 비이성적이고 감성적인 것들의 조합이 세상을 움직인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얼마나 경이롭고 환상적이며 아름다운가....

내가 아닌 다른 존재를 인식하고 이해하며 무한히 받아들이는 것.... 불가능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너무나 당연해지고, 보지 못했던 사소한 것들이 위대해지는 경지에 이르게 되는 환희의 순간에 이름을 붙여본다면... 사랑이 아니겠는가.... 사랑.... 너무 예쁘고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단어


사랑하기 적당한 나이 따위, 이제는 찾아올 사랑조차 없을 인생이라는 둥의 섣부른 판단과 위선이 팽배한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순간 언제, 어디서든 그것은 나를 찾아오고, 나는 본능적으로, 또 운명적으로 그것을 쫓기 마련이다.


어느 순간 사랑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조차 쑥스러워지는 나이와 환경 속에 갇힌 사람들이 있다. 인생에 새로운 것이 없는 나이가 되었고, 웬만한 사랑타령에 감 놔라, 배 놔라 훈수까지 둘 정도의 연륜을 장착한 나에게 과연 가슴 떨리는 새록새록한 솜털 같은 기운이 돋아날 수 있을까? 인생에 새로울 것이 없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불혹이라는 나이를 지나 어느덧 사랑...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인생의 어느 지점을 지나고 있는 나를 생각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 노래에 까닭 모를 애끓음으로 가슴속 깊은 곳이 울컥거리고 며칠 밤을 나눠 보는 사랑 영화에 눈물을 흘려보낸다. 누군가에게 아직도 백마 탄 왕자님을 기다린다고 말하면서 욕을 바가지로 먹든 말든.... 나는 사랑밖에 모르겠다. 사랑에 퐁당퐁당 하고 싶도다..


이 맘 때의 누군가는 인생의 미래를 준비하고 후배를 양성하며 자신의 일과 성공을 저울질하겠지만,,,, 나는 아직도 피 끓는 청춘처럼 낯간지러운 솜사탕 같은 사랑놀이가 하고 싶다. 무르익어 성숙한 사랑과 결을 달리 하더라도 풋풋하다 못해 실수투성이라 해도.... 무엇인들 어떠하랴....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요동치고 호르몬이 샘솟는 마법에 퐁당 빠지고 싶은 것을......


그것이 혼자 하는 것이든, 둘이 하는 것이든, 둘인 줄 알았는데 혼자였든,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리지 않게 지키고 간직하고 기억하려고 한다. 모든 것들에 전문가가 있고, 일만 시간의 법칙에 따라 시간이 모든 것을 성숙시키지만, 사랑이라면.... 그 헤아릴 수조차 없는 변수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가능성들 앞에서는 모두가 초보자이고, 덜 익은 풋사랑이며, 새로운 시작인 것이다. 그래서 더 아련하고 스릴 있고, 갖고 싶은 것..... 그것..


연애 상대를 수 없이 만나보지도 않았고, 가슴 찢어지는 사랑을 해 보지도 못했다. 그저 평범한 연애 몇 번과 그저 그런 에피소드들로 채워진 나의 과거를 되돌아본다. 슬픔과 기쁨과 환희와 좌절 등... 그 예민하고 말초적인 감정들을 다시 떠올려 의미를 더듬어 보려고 한다. 사람이란... 인생이란 눈에 보이는 외적인 것과 그 사람이 입고 있고, 가지고 있는 것들로 정의되지 않으므로..... 내가 겪어왔던 시간과 경험들이 쌓여 만들어낸 말과 행동과 생각들이 나이기에... 내가 지금 이 시점에 어찌하여 사랑에 목말라하며 궁금해하는지... 되돌아보자.... 무엇이 되었든 이 또한 의미 있는 시간이자 또 한 겹 나의 인생을 설명해주는 명료한 한 꺼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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