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이 할머니, 한국에서 혈육을 찾다
1997년 8월 4일 훈할머니 입국
벌써 26년 전 일이다. 1997년 오늘 캄보디아에서 현지인으로 위장해 살고 있던 ‘훈’할머니가 스스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밝히고 반세기 넘어서야 조국 땅을 밟았다.
그러나 할머니는 한국말은 커녕 자신의 이름, 부모의 이름까지 모두 망각한 상태. 혈육을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해보였다.
한 달 관광비자로 입국해 희미한 기억을 되살려보려 했으나 끝내 가족을 찾지 못하고 다시 출국하려던 순간. 극적으로 여동생과 남동생 가족을 만나는 기적이 이뤄졌다.
이 드라마틱한 혈육찾기 과정은, 당시 정대협을 중심으로 한 여성계 일부에서나 알려져 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국민적인 관심사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일은 내 기자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 중 하나였고, 이후 내가 근현대사와 전쟁범죄, 국가폭력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었다.
#훈할머니 #일본군위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