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하루.
2017.12.21. 일상.
눈 뜨면 보리차 한 컵 마시고,
면도와 샤워..
어제 입었던 옷 깨끗해서 다시 입고 밖을 나섭니다.
컴 앞.
차 한잔 마시고 잠깐 들여다 보고 길을 나섰습니다
금세 점심되는군요?
뭐 먹지? 일과에 가장 큰 고민.
김치찌개, 중국요리, 돈가스, 칼국수, 부대찌개, 해장국, 순대국밥..
남자사람 먹는 음식 뻔한데 뭘 고민하나 싶긴 합니다.
11시 30분부터 난 1시 30분까지
식당들 마법 걸린 두 시간.
한창 봄날 꽃 만개하듯 손님 맞을 준비로 활짝 열린 가게들.
꿀벌 되어 한 곳에 앉았습니다.
오늘은 김포 매립장에서 부천방향 넘어오던 중 왕돈가스 집입니다.
오래 썼는지 깨끗하지 못한 기름에 튀겨진 돈가스는 그나마 소스로 화장해서 먹을 만은 합디다.
식당 옆 편의점.
담배 한 갑 사서 한 개비 태우고 다시 일하던 포터에 탑니다
가던 길.
친구가 운영하는 카센터 잠시 들려 간단히 차 좀 손보고...
맥심 한 잔, 담배 한 대,
오랜 친구 격 없는 농담 몇 마디 나눈 뒤 시동 걸고 회군하는데요.
아쉬움 이란 건 없을 자주 보고 톡 하는 초등학생 친구지요.
가지고 나온 화물 택배 보내고 돌아오니 다섯 시..
집 사람 전화 옵니다.
"언제가?"
컴 앞에서 마라톤 카페 좀 들여다보니 삼십 분 후 떡 지나는데 더 있으면 안 될 듯해서
"지금 갈게 준비해~"
부부 육 개월 선불 미리 넨 합 48만 원.
그 돈 아까움이 밀어준 체육관에 같이 갑니다.
간 노력이 가상해서 각자 한 시간 반 운동을 하는데
내일이면 또 바뀔 달린 거리 순위 부담에 세 번에 나눠 7킬로 트레드밀 러닝을 채웁니다.
운동은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지만
반대로 그만 하고픈 마음과의 싸움인데요.
새소식,
택배로 집에 도착됐다는 장흥 굴...
"그만 가자"
이제는 돌아와 소주잔 앞에 앉은 부부.
간단히 각 일병 계획은 프라이팬에 튀겨주신 장모님 굴전에 한병 더 꺼낼 수밖에...
열 시 전 모든 게 모든게 끝나도 둘째 한중이는 게임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뭐가 즐거운지 내내 킥킥 거리네요.
어릴 때 만화책 보며 웃으면 아버지는 내가 뭐가 그렇게 웃기냐며 궁금해하셨는데..
이젠 저 새끼 뭐가 그리 즐거운가 궁금한 아버지 된 내 모습에 웃깁니다.
일상은 가끔 꿈꿔 본 일탈보다 담백하지만 너무도 고마운 이 밤입니다.
이렇게 잠든 뒤 내일 아침
보리차 한 컵 마시고 면도하고 샤워한 뒤
뒤도 안 보고 쫓기듯 뛰어 나가겠지만요.
언제까지 이런 삶이 이어질지 알 수는 없어요.
그래서 고맙네요.
오늘 하루 가요.
안면도 안면암에선 산 소띠 팔찌
불교 뭐라 쓰여있는지 모르겠지만
맘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