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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대전 근교에 있는 계족산에 있는 장동산림욕장을 걸었다. 계족산은 황톳길로 꽤 유명한 산이다. 우린 든든하게 산행하기 위해서 산 밑자락에 만들어진 사방댐에서 간식을 먹었다. 롯데리아에서 사 온 햄버거를 벤치에 나란히 앉아 사이좋게 먹었다. 햄버거에 쏙쏙 박혀있는 토마토와 채소도 꽤 싱싱했다. 산은 조용했고 산새는 쉼 없이 노래했다. 댐으로 흘러들어오는 물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했다.
나는 채소를 흘리지 않도록 햄버거를 야금야금 먹다가 아내에게, 여보! 정말 좋다. 가만히 들어봐.
새소리도 들리고 물소리도 들려,라고 말했다. 여기까지 맨트는 그럭저럭 훌륭하지 않은가. 그런데 한마디를 더 한다는 게 그만 아내의 웃음보를 터트리고 말았다. 내가 아내에게 건넨 이야기는, 여보! 정말 좋다. 가만히 들어봐. 새소리도 들리고 물소리도 들려. 당신이 채소 '씹어 먹는' 소리도 들려, 였다. 어휴…. 아내가 웃음으로 답했지만, 나의 부족함을 오늘도 느끼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