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 조금 넘은 시간. 나의 오른편에서 잠자던 아내가 부른다. "여보! 목말라!" 비몽사몽 새벽에 이건 뭔 소리! 난 애써 눈을 뜨지 않았다. 그때였다. 아내의 마른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 "여보! 목말라!" 난 어쩔 수 없이 안방을 나가 홍해를 가르듯 차가운 거실 공기에 선을 그었다. 컵에 물을 담에 안방으로 왔다. 스슥스슥 나의 발소리에 아내가 일어나 나의 컵을 받으며 고맙다 할 순간이었다. 그런데 아내는 미동도 없다. 차가운 컵을 아내 머리맡에 놓고 아낼 깨웠다. "여보! 인나. 물 마셔. 목 마르다메..." 한 두 번 흔드니 아내가 숨 넘어가듯 말한다.
"내가 언제! 왜 자는 사람 깨워!"
"허허..."
제대로 당했다. 요즘 들어 아내의 잠꼬대가 제대로다. '피곤혀서 긍가?' 싶다. 좌우당간에 귀엽다. 오늘과 내일은 지난 1년 동안 갈고닦은 탁구 실력을 검증받는 날이다. 대전시장기 탁구대회 날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단체전 우승 했으면 소원이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