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지니

by 김선태

삼계탕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는 모양이다. 고기는 없고 진한 국물이 흥건하다. 하은이는 객지에 나가 있다. 고딩 동민이는 졸린 눈으로 학교 가기 바쁘다. 해서, 아내가 맛나게 끓인 삼계탕을 한 끼에 뚝딱 해치우기 힘든 구조다. 덕분에 요 며칠 우려진 삼계탕 국물은 진해 질대로 진해졌다. 국물색깔도 맛도 끝내준다.

비가 와서 쌀쌀해졌는지 거실 공기가 차갑다. 그래서 그런지 뜨거운 국물이 참 좋다. 아내랑 거실에 앉아 뜨거운 국물을 후루룩후루룩 먹던 중 세상 소식이 궁금해졌다. 요즘 들어 여기저기서 인공지능 인공지능 하기에, 나도 흉내를 내보았다. 물론 리모컨 찾는 번거로움을 아내에게 떠 넘기는 꼼수였다. "지니야~ 지니야~ JTBC 뉴스 틀어줘." 그 찰나였다. 아내는 이미 모든 계산이 끝난 모양이었다. 뜨끈한 국물로 목을 지져서 그런지 아내의 목소리는 더욱 카랑카랑했다.


"TV전원이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


역시 아내다. 어설픈 잔머리로는 아내를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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