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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눈 Feb 17. 2021

고백

내 하루를 좌우하는 그대에게

이어폰을 귀에 꽂고서

간질거리는 노래를 들으며

벚꽃들이 환하게 피어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자면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때문인지

괜히 내 마음속에도

간지러운 무언가가 피어나는 듯하다.


하늘도 화사한 푸른색을 띠고 있고

햇빛마저도 너무 강렬하지도,

너무 희미하지도 않은
적당한 따뜻함을 품고 있다.

고개를 돌려 우연히 본,

차 유리에 비친 내 모습도

오늘만큼은 아주 괜찮은 듯한 느낌이다.
조금 기분이 좋아져

가벼우면서도 여유 있게 발걸음을 옮긴다.

이런 완벽한 날, 완벽한 기분에

너를 만나러 간다는 기쁨마저 더해져

웃음을 감출 수가 없다.

아니, 사실 너를 만나러 가기 때문에

모든 것이 완벽해진 것이 맞겠다.

비가 쏟아지고, 천둥이 몰아치는 날씨에

하루 종일 지쳐있던 상태라도

너를 만나게 된다면
그걸로 그 날은 충분히 아름다운 날일 테니.

내 삶 속 한편에 너라는 사람이 자리 잡은 후, 어딘가 처박혀있던 우울감들은 서서히 흩어지고 어느새 전부 너 하나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다른 일들을 생각할 틈도 없이

너만이 내 온 머릿속을 지배하게 되었고,

자꾸 떠오르는 네 생각이

내 모든 감각을 너에게로만 쏠리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이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라 느껴진다.

내 하루 감정을 좌우하는 사람아,

나의 모든 하루들은

오로지 너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아.

더 멍청한 사람이 되어도 좋으니

나를 전부 너로 물들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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