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3/맑음/낮엔 더움
저 콩닥거리는 건, 눈 뜨고 처음 본 설렘
잠든 사이 숨결에 실려 나왔나?
가슴에서 팔랑거리던 두근거림이 노란 햇살을 흔들며 나풀거린다.
살금살금 한숨 낮잠 길이만큼 떨어져
살짝 내려앉은 박동(搏動)을 유심히 노려본다.
콩닥콩닥. 닮았다. 내 거다. 잡아야지.
폴짝
하늘로 부서지는 햇살
나비라는 이름으로 날아가 버린 내 작은 박동(搏動)
눈 뜨고 처음 느낀 아쉬움.
p.s. 가끔 시심(詩心)이란 게 몽글거리며 피어오르는데 시를 쓴다는 건 또 다른 일이다. 표현한다는 게, 글로 옮긴다는 게 이렇게도 어렵고, 아직도 쉽지 않다. 며칠 전 연화사 오름길에서 숨을 거둔 새끼 고양이의 여운이 가실 즈음. 따가운 한낮의 절 마당에서 나비를 노리며 폴짝거리던 형제로 보이는 녀석을 본다. 그게 놀이인지, 살아가기 위한 본능적 사냥연습인지 모르겠지만, 처음 보는 생명체를 대하는 듯한 몸짓에 한동안 멈춰 서 동영상을 찍었다. 한 달에 하루 정도는 시를 써보면 어떨까. 좋지. 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