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6/금/저녁에 비
몇 번의 기회가 있어서 마지못해 해 봤지만 재미를 못 느꼈다. 연상되는 단어는 멀미, 지루함, 비린내, 징그러움.
바다로 나간 우럭낚시, 초평저수지 붕어낚시, 처제네랑 함께한 대천항 낚시, 울릉도 낚시의 추억도 딱히 즐거운 마음은 아니었다.
미끼를 끼우는 것도, 걸려 올라온 물고기의 아가미에서 바늘을 빼는 것도 살짝 무서울 지경이다.
반대로 아내는 낚시를 좋아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낚시에 대한 로망이 있다. 남편을 잘못 만나서 꿈을 펼치지 못했던 아내는 본격적으로 취미낚시를 할 모양이다.
어제는 낚시터와 마트를 오가며 장비를 알아보더니 오늘은 아들이랑 낚시카페에서 우럭을 두 마리 잡았다고 회를 떠 왔다.
초보자는 주꾸미 낚시부터 배워야 한다며 스케줄도 잡아뒀다. 낚시에 진심이다. 소질도 있어 보인다.
아내의 취미를 응원한다. 함께하면 좋을 텐데. 자신은 없다. 다만, 운전하고 옆에 앉아서 라면 끓이는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다. 세월을 낚는 재미를 느끼게 될지도.
연애할 때부터 아내의 얼굴이 고양이상이라고 생각했다. 묘하게 연결된다. 낚시를 좋아하는 아내.
아들 녀석이 내일 우럭탕수를 만들어 보겠다고 선언했다. 츄릅. 칼퇴근 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