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1/금/맑음/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오늘부터 열흘간 보은 대추 축제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축제 현장 부스를 지키다 돌아오는 길.
밤하늘에 덩그러니 떠오른, 살짝 뒤틀린 반달을 보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 떠올랐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보유국이 된 오늘. 이래저래 축제의 날이로구나.
대추도, 노벨문학상도, 오늘 하루도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