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4/화/흐림
14일째 기도문과 성경구절을 읽고, 출근날 점심에 산을 달리고, 필사를 하고 있다. 며칠째 몸이 찌뿌둥해서 저녁을 좀 일찍 먹고 반신욕을 했다. 30분. 뜨거운 물을 단전까지 채우고 앉아서 또 윤의 체포와 관련된 방송을 보다가 졸다가. 거품타월에 비누칠을 해서 몸을 닦고 헹구다 어제 쓴 문장이 떠올랐다.
목욕할 때에 생겨나는 비누 거품과 땀과 때, 그리고 기름기가 있는 물을 보면, 너는 역겨워하지만, 인생의 모든 부분과 인생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그런 것들이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p.158
자꾸만 거칠 거리는 뒤꿈치에 크림을 듬뿍 바르고 의자에 앉아 책상에 발을 올려 말린다. 못생긴 발…이 보인다. 오리발이라고도 했고, 개구리발이라고도 했다. 발볼이 유난히 넓었지만 새끼발가락이 이상하진 않았다. 15년 동안 단단한 전투화 속에서 내 불쌍한 새끼발가락은 처참하게 휘었고 발톱도 작고 못생기게 바뀌었다.
보이지 않지만, 아니 감추고 있지만 내 삶의 많은 부분은 역겹도록 더럽고, 기괴하게 못생겼다. 나이가 들수록 더 하다.
못생긴 발을, 변형된 새끼발가락을 보고 있으면 필사적으로 살지 못한 내 삶에 그나마 이 녀석이 필사적이었구나.
2025년 1월이 절반정도 흘렀다. 명태균 카톡 담은 ‘검찰 수사보고서’ 전면 공개…를 보고 있다. 진실을 알리고, 뒤틀린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취재하고, 방송하는 기자들. 계엄과 탄핵 사이의 지루하고 살 떨리는 렐리를 계속하면서 끝까지 버티는 윤의 부부. 그들의 필사적 몸부림이 내일 드디어 끝날 것인가. 오늘밤 다시 사필귀정(事必歸正)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