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1/목/맑음/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
아내는 육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중국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들과 둘이 밥을 먹게 되면 주로 고기와 짜장면 위주로 먹는다.
아내는 소식좌다. 그래서 어쩌다 외식을 하게 되면 3인분을 시켜서 아들과 내가 1.3인분 정도를 먹는다. 아들이 대학 기숙사로 떠났다.
그래서 난 아내와 외식할 때 1.5인분을 먹는다. 육류는 주로 치킨. 국가대표 축구 경기가 있는 날마다 할인하는 치킨을 퇴근길에 사서 다음날까지 먹는다.
아침에 반가운 소식. ‘1+1 치킨 올데이’란다. 하루종일 같은 가격에 치킨을 두 배로 주는 날이다. 그리고 아들이 내려오는 날이다.
촌놈인 나는 대학생 때 처음 치킨할아버지를 만났다. 지금도 절친인 서울 토박이 친구의 소개로. 수업이 일찍 끝난 날에 종종 녀석의 집에 놀러 갔다.
버스에서 내려 하얀 슈트에 지팡이를 든 인상 좋은 할아버지의 치킨집에서 버킷이라는 메뉴를 시켜 들고, 비디오 대여점에 들러 ‘슬램덩크’ 태이프 1~3개 정도를 빌려다 둘이 보면서 먹었다. 미국스러운 치킨도 처음이었고, 슬램덩크 만화도 처음이었다. 재미있고, 맛있었다. 녀석의 세련된 ‘서울라이프’가 세련돼 보였다.
아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고, 과자를 젓가락으로 집어 먹던 깔끔쟁이 친구와의 추억도 오랜만에 소환했다. 즐거움이 1+1이다.
11일을 ‘1+1 day’로 정한 건 상술이라 하기엔 위트 있다. 이런 날엔 임금도 ‘1+1’ 주면 어떨까? 하는 낭만적인 생각이 들었다.
일도 ‘1+1’으로 하라고?
1+1=골병.
어릴 적 친구들과 주고받던 엉터리 수수께끼.
p.s. 아들 녀석이 국회의원 당선사례 현수막을 본 모양이다. 어떻게 저렇게 빨리 걸리냐고, 결과를 예측한 거냐고 궁금해한다. 당선, 낙선 두 가지 경우를 다 준비했겠지. 궁금하다. 현수막은 ‘1+1’일까, 따로따로 비용을 다 받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