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경찰단 중앙 본부
지하 작전실
거대한 홀로그램 지도에 도시 전체의 감정 감지망이 표시되어 있었다.
푸른 빛의 격자망 사이, B-구역 외곽에서 비정상 감정 파장이 탐지된 기록이 떠올랐다.
“시간대는 09:12.”
담담한 목소리가 울렸다.
홀로그램 테이블 앞에 선 남자.
강도윤.
감정경찰단장.
차가운 회색 눈동자와 깔끔하게 정돈된 제복.
과거 정신의학 분야 최고 권위자였던 그는, 지금은 감정 통제 이념의 절대자로 불렸다.
“대상은 공식 등록 상담사 이안 리(Lee An).”
옆의 정보 담당관이 말했다.
“감지망 상으로는 저역 감정 파장만 기록. 그러나 직후 감지기 재설정 기록 존재.”
강도윤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재설정?”
“네. 비정상적 수동 초기화. 명백한 의도적 차단으로 추정됩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는 손가락으로 이안의 프로필을 넘겼다.
면역자 판정. 고위 감정 억제 프로토콜 이수.
이상 없음.
그러나 기록 아래에 작게 적혀 있었다.
[과거 사건 기록: 미상 처리]
강도윤의 눈빛이 미세하게 가늘어졌다.
“...그때 그 아이인가.”
그는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은색 펜던트를 만지작거렸다.
아무도 그 의미를 묻지 않았다.
“부단장.”
강도윤이 조용히 말했다.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성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최서영.
냉철하고 정확한 감정경찰단 부단장.
“예, 단장님.”
“대상 추적을 시작한다.
B-13 무감정 구역까지 감지망 확장.
비인가 접촉자 전원 체포,
이안 리 — 생포 우선.”
최서영이 고개를 숙였다.
“명령 확인.”
잠시 후.
B-13 구역 외곽에 비상 추적 드론과 감정경찰 특수팀이 배치되었다.
회색의 방호복을 입은 대원들은 말없이 움직였다.
그들의 얼굴은 가면 뒤에 가려져 있었다.
중앙 본부.
강도윤은 홀로 남은 작전실에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이제야 다시 만나는군, 이안.”
그의 목소리에는 희미한, 그러나 분명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증오인지, 후회인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