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회색숨결 07화

6장. 붕괴

by 진영솔

무감정 구역 B-13, 비밀 거점 내부

삐——익.
삐——익.

경고음이 점점 급해지고 있었다.
경찰단 돌입까지 40초.


윤아린은 감정의 폭주 상태에 접어들고 있었다.

온몸은 떨리고, 숨은 가빠졌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쏟아지는 감정이 마치 파도처럼 주변 공기를 뒤틀고 있었다.


“아린 씨!”

이안은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피부에서 느껴지는 미열.
그 순간, 자신조차도 감정의 파장에 영향받고 있음을 깨달았다.

심호흡.
억제된 기억이 미세하게 깨어나는 감각.


유진이 필터 장비를 강화했지만, 방 안의 공명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민호는 벽에 기대며 이를 악물었다.

“...이 정도면 드론이 감지할 거야.
밖까지 퍼지면 그냥 학살이야.”


밖.

감정경찰 특수팀이 무감정 구역 골목까지 진입 중이었다.
강도윤은 지휘 본부에서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패턴이... ‘그것’과 유사하다.”

옆의 최서영이 눈을 좁혔다.

“‘NAAC’입니까?”

강도윤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확인한다.
이안 리는 반드시 생포.
윤아린 — 생포 불가. 과잉 억제 우선.”

최서영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고개를 숙였다.


비밀 거점 내부.

윤아린의 감정 파동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붉은 빛이 스멀스멀 눈동자에 번지기 시작.
공기 중에 전류 같은 진동이 퍼졌다.

유진이 경악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건... 확실해. NAAC다.”


그때,
쿵!

철문이 강제로 열리며 감정경찰 특수팀이 돌입했다.

회색 방호복을 입은 대원들이
비감정 전파 방어막을 가동하며 쏟아져 들어왔다.


이안은 재빨리 윤아린을 품에 안았다.

“아린 씨, 지금 나만 보고, 내 목소리만 들으세요!”

그의 목소리가 감정의 중심점으로 울렸다.

그 순간, 윤아린의 시야에 이안의 눈동자가 맺혔다.

희미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따뜻한 색이 번지고 있었다.


BOOM!

한쪽 벽이 폭파되며 민호의 탈출 루트가 열렸다.

민호가 외쳤다.

“가자고!! 지금 아니면 끝장이야!”


그 순간, 최서영의 커뮤니케이터가 울렸다.

내부 반란 세력 암호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그녀는 미세하게 이를 악물었다.

“...이안 리는... 내가 직접 확보한다.”


이안은 윤아린을 부축하며 탈출 통로로 향했다.

그 뒤를 유진과 민호가 엄호했다.

최서영은 그 장면을 지켜보며
조용히 추적 명령을 약간 지연시켰다.


밖, 무감정 구역 골목.

이안과 윤아린 일행은 숨가쁘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강도윤은 화면을 보며 냉혹하게 중얼거렸다.

“...윤아린. 살아서 남긴다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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