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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빛의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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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Oct 06. 2022

소행성



소행성을 떠돈다는 얘기가 있다.

허공을 밟고  

양말을 추켜올리고

두 손을 비벼가며

그렇게 공전하고 있다고.



발 끝에서 짓이겨지는 어둠을,

모래알처럼 쏟아져 내리는 시간을

그대로 내버려 둔다고.



수만 번을 어른 거리면

결국 별의 사람이 되어

허공이 아닌 땅에 발을 딛는 게 아니겠냐고

그렇게 어린 입술을 열어

투명한 단어들을 뱉어낸다.




그렇지.

그럴 거야.

허공을 그리도 휘저었으니

묽어진 시간을 밟고 걸어가면

별에 닿을 수 도 있을 거야-

여린 마음 한 겹이라도 부서질라

그렇게 건방을 떨어본다.

그럼 덜 아려올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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