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을 떠돈다는 얘기가 있다.
허공을 밟고
양말을 추켜올리고
두 손을 비벼가며
그렇게 공전하고 있다고.
발 끝에서 짓이겨지는 어둠을,
모래알처럼 쏟아져 내리는 시간을
그대로 내버려 둔다고.
수만 번을 어른 거리면
결국 별의 사람이 되어
허공이 아닌 땅에 발을 딛는 게 아니겠냐고
그렇게 어린 입술을 열어
투명한 단어들을 뱉어낸다.
그렇지.
그럴 거야.
허공을 그리도 휘저었으니
묽어진 시간을 밟고 걸어가면
별에 닿을 수 도 있을 거야-
여린 마음 한 겹이라도 부서질라
그렇게 건방을 떨어본다.
그럼 덜 아려올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