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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Oct 07. 2024

이름




어쩌면

허상일 뿐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는 나와의 약속으로 존재하니

영원을 읊조리는 것이

그렇게 건방진 일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시간을 흐르게 하는 것도

멈추게 하는 것도

모두 기억 속에 사는 네게 달렸다

욱신거리는 밤공기 속에서

내가 숨 쉴 수 있는 것 또한

간간히 네게 주어진 몫이라 하겠다



꿈속에 새겨지듯 자리한

너였지만

차마 알지는 못했을 것이다

희고 연약한 살결아래

빛의 입자들이 싹트고

어딘가를 향해 자라날 때

내게 뿌리내리라고

네 이름을 미리 심어 둔 것을



그러니 이제 이름을 잃어버려도

그리 마음 쓰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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