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밤

by 유나


그것은 쉬운 밤이었을까

가릴 수 없어 아른거리던 마음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느린 박자로 휘날리는 흰색의 얇은 커튼처럼

아스라이 눈앞에 펼쳐졌던 건.

여문 순간들이 손끝에 방울방울 맺히고

다만 소원한 나는

망설임을 어루만져 네 볼을 쓰다듬는다

숨을 마주하고

결을 쓸어내리며

찰나에나마 온전하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마 우리의 바람이

같은 모양을 띄고 있기 때문일 거다

그러니 이 쉬운 밤 속에서

서로를 내쉬며

그대로 머무는 것이

아득하고도 제법 아름답다 할 수 있겠다

마지막 세 음절은 뱉어졌고

나는 잔류하는 숨을 들이키며

이제는 더없이 이 밤을 받아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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