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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억창고 Sep 26. 2021

안녕

소소한 일상

건물 사이로 용케 들어온 햇살이

베란다에 척 드러누워

주인 행세를 한다

     

며칠 전 새 움을 틔운 고무나무가

고단한지

햇살을 베고 졸고 있는 한 나절 

  

볼일 보러 나간 가족이

허물처럼 벗어 놓은 옷들

빨랫줄 위에서 하품을 한다     


대상도 없이

기다림에 빠져드는데

툭, 툭

블라인드를 치는 바람   

  

생각났다

나의 기다림은

침묵의 공간에 유영하는 사고     

시간을 넘나드는

아껴둔 기억들     


먼 하루가 휘적휘적 걸어와

손을 내민다

안녕?

그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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