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댁 Jul 29. 2021

오물오물

너와의 365가지 행복의 맛 #209

왕할아버지께서 빵이와 나눠먹으라고 포도를 다섯 박스나 사주셨다. 기대에 차서 열어보니 알이 큰 거봉이었다. 빵이가 먹기에는 알이 커서 껍질을 까고 잘라서 입에 넣어주었다. 달콤하고 맛있었는지 포도 알이 가득 담긴 접시에 손을 뻗기 시작했다. 껍질째 한 번에 먹으면 목에 걸릴 것 같아 접시를 내 뒤로 숨겼다. 그런데 고개를 돌린 사이 빵이가 입안 가득 무언가를 오물오물 씹고 있는 게 아닌가?

무엇을 먹은 거지? 깜짝 놀라서 손으로 입을 벌려보았더니 포도 껍질이 나왔다. 오잉? 접시를 숨길 때 등 뒤에 포도 한 알이 떨어졌나 보다. 그걸 용케 찾아내어 입에 쏙 넣고 성취감을 느끼고 있었다. 알사탕 오물거리며 훌라춤추는 짱구 같았다. 언제 이렇게 컸나... 귀여운 것!

작가의 이전글 뽀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