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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Aug 13. 2022

좋은 생각을 하는 엄마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53

"좋은 생각을 하는 엄마를 둬서 아이가 잘 자라겠어요."

아이는 엄마의 영향을 절대적으로 많이 받는다며 택시 기사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사람을 보는 기준이 여러 개가 있는데 목소리도 그중 하나이고, 그 사람의 성품을 담고 있다고 하셨다. 뒷좌석에서 아이를 안고 통화하던 목소리와 내용을 들으시고 좋게 생각해주셨나 보다. 다행이다. 진상은 아닌가 보다. 갑작스러운 칭찬에 머쓱해지기도 했지만 이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사실 조금 전에도 엄마한테 개선할 점을 듣고 왔어요. 엄마니까 해주시는 얘기였는데 아직도 부족한 게 많네요. 제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걸 느껴서 책임감도 크고, 부담감이 느껴질 때도 있어요."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누군가를 짧은 시간 내에 파악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순간적으로 그리고 직감적으로 타인을 느끼고 있다. 나 또한 택시 문을 열었을 때부터 눈을 마주치고 환하게 웃으며 인사해주시는 기사님 인상이 좋다고 느꼈다. 앱에서 기사 만족도 평가를 할 때도 다시 만나고 싶은 기사님에 표시하며 별 다섯 개를 드렸다.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 다른 사람에게 그런 마음이 들게 한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눈빛, 얼굴 표정, 말투에 그 사람의 많은 것이 담겨있다면 의식적으로 노력해서라도 좋은 느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모든 것에 앞서 챙겨야 할 것은 마음이다. 마음의 결, 생각의 방향에 따라 눈빛, 표정, 말투, 목소리가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엄마께서는 내가 대화할 때 다른 사람의 말을 공격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그러니까 말이에요."하고 인정하고, 공감하는 태도를 가지면 좋겠다고 하셨다. 돌이켜보면 별 거 아닌 말과 행동을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대답해서 나도 상대방도 마음이 상할 때가 종종 있다. 나한테 뭐라고 하는 게 아니데도 방어하려는 마음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별 거 아닌데...


엄마의 솔직하고 진심 어린 조언과 택시 기사님의 응원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하루였다. 모두 감사한 귀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고, 둥글둥글 다듬어가며 더 나아질 면모도 있으니 좋은 생각과 방향을 가지고 나아가면 될 거다. 기사님의 말씀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장점이 크고 배울 점이 많은 엄마를 두었으니 앞으로 계속 노력한다면 좋은 생각을 하는 사람, 그리고 엄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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