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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Oct 15. 2022

두 돌 아기랑 가을날 인사동 데이트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62

지윤이와 단둘이 인사동 데이트 :)

인사센트럴뮤지엄에서 진행하는 '골든베렌의 100주년 생일 기념전' 초대권이 생겼다. 알록달록한 색감이 가득한 전시라 지윤이를 데리고 가면 좋아할 것 같아서 지하철을 타고 가보기로 했다. 신랑이 근무하는 주말이기에 단둘이 떠나는 서울 여행에서 가장 먼 여정이었지만 두 돌이 지난 기념으로 시도해보기로 했다.  


종착역인 안국역에서 7살 첫째와 9개월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같은 전시에 가는 엄마를 만났다. 단발머리를 하고 청바지를 입은 키 큰 엄마라 공통점이 많이 느껴지고, 마침 방향도 같았기에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같이 이동했다. 무엇보다 '엄마'라는 동질감이 가장 컸고, 신랑이 스케줄 근무를 해서 주말인데도 혼자서 아이를 데리고 온 배경도 같았다. 아이 둘 데리고 씩씩하게 다니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많이 얻었다.


하리보 골든베렌은 지윤이가 뱃속에서 젤리 크기만 할 때 사서 크기를 유심히 관찰하던 기억이 있다. 젤리만 하던 아이가 쑥쑥 자라서 두 돌을 넘기고 엄마와 단둘이 데이트하게 되다니 시간이 참 쏜 살 같이 흐른다. 미디어 아트가 많았는데 역시나 아이는 우산을 쓰고 걸어가거나 방방이나 킥보드를 타는 골든베렌을 보고 정말 좋아했다. 자신의 모습과 비슷해서 가장 공감이 가기 때문이겠지!


두 돌이 지나니 밥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함께 외식을 할 수 있어서 편하다. 안녕 인사동에서 예쁜 캐릭터샵에 들어가 같이 쇼핑을 하며 우리의 인사동 데이트를 기념했다. 이렇게 조금씩 같이 다니는 연습을 하다 보면 제주도나 해외여행도 단둘이 할 기회도 있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 설렌다.


앗, 지윤이가 잠든 사이 머물고 있는 카페에서 아까 그 엄마와 또 마주쳤다. 전시회 전후로  정말 여러 번 마주치는 걸 보니 인연인가 보다. 7살 딸아이와 함께 다니는 모습을 보니 디저트도 훨씬 자유롭게 먹을 수 있구나 싶다. 앞으로 나도 우리 딸과 저렇게 지내면 되겠구나 싶은 롤모델이 되어준다. 즐거운 인사동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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