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아침에 눈을 뜨고, 혼자서 되뇐 말이다.
비가 내린다. 한낮에는 햇볕이 뜨거워도,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기운에 에어컨보다 자연 바람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끙끙 애쓰지 않아도 계절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9월 첫날엔 복직을 3개월 앞두고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 보았다.
이사 준비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디지털 스킬에 대한 공부가 가장 시급해 보였다.
그러나, 다음날부터 둘째가 40도에 가까운 열이 나기 시작했다.
목에 염증이 생겨 몸이 불덩이처럼 뜨겁고, 밥은커녕 침도 잘 삼키지 못해 침이 눈물처럼 흘러나왔다.
첫날은 복직 준비에 대한 의욕이 앞서 잠을 줄였는데,
그다음 날부터는 열보초를 서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내가 하겠다고, 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일인건지…
이제는 내 체력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도, 아니 아이들의 건강이 제일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하루, 이틀… 열이 바로 잡히진 않았지만 38도 경계선에서 약간만 내려와도 아이는 컨디션을 조금 되찾았다.
잠깐씩 보여주는 밝은 눈과 짓궂은 표정이 반갑고, 고마웠다.
여전히 잘하고 싶고, 잘 해내려고 힘을 주지만
중요한 것은 흐름을 놓치지 않고 유연하게 해 나가는 일인 것 같다.
잘하려는 부담감을 조금만 내려놓아도
편안한 마음에서 나오는 여유가 무엇이든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주지 않을까…
첫째가 덥다고 깼으니, 오늘 아침은 여기까지. 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