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야기 비틀기

다시 쓰는 청개구리 & 소가 된 게으름뱅이

by 이수댁

[지금은 없는 이야기]를 읽고 이 책은 저자가 어떤 취지로 구성하고 만들었는지를 분석해 보시고 그리고 이어서 [지금은 없는 이야기]처럼 본인이 만들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2개 정도만 창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사회의 이슈 비틀기, 동화, 혹은 유명한 이야기의 차용 등이 떠오르실 겁니다. 분량도 소재도 상관 없습니다.


최규석 작가의 책 [지금은 없는 이야기]는 대한민국에 없어지지 않고 남아 사람들 사이에 전해져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났다. 뜨거운 입시경쟁 속 포기하지 않고 공부해야 했던 시기를. 그 때의 나는 경주마 같았다. 대학입시 외에 다른 것에는 눈을 돌리지 않은 채 달려가야 하는. 주변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감정이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공부하는것이 최고의 미덕이었다. 쉽지 않았지만 주변 친구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었다. 아침 7시 반부터 밤 11시까지 공부에 매달렸다. 그땐 모두가 그렇게 공부했고, 지금보다체 력도 좋았다. 학생 때 열심히 공부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왜,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하는지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수능을 보고 대학에 들어가는 것 외에 길을 알지 못했기에, 무조건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공부하는게 최선이었다. 개중에는 학교를 그만두거나 1년을 쉬고 미국 등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오는친구들도 있었다. 그런 기회라도 가졌다면 조금 더 나았을까? 하지만 그런 기회 조차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해볼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원망하는 것은 아니다. 3년이란 시간을 최선을 다해 착실히 보내왔기에 수능을 마치고 한치의 아쉬움도 없었다. 뒤돌아보지 않고 영어 면접을 준비하고, 졸업식을 마쳤다. 3년을 한 공간에서 지낸 친구들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다가올 대학생활을 기대하며. 그때 이 책이 나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2011년 11월에 출판된 책이지만, 고등학생 때 이 책을 접했더라면 내 자신을 덜 다그쳤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청개구리

무지개연못에 청개구리 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청개구리는 외동이어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청개구리를 한 없이 믿어주고, 사랑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청개구리는 부모님의 관심과 애정이 때로는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모범생 프레임에 자신을 가두고 있자니 편하기는 했지만 부모님의 큰 기대에 대한 부담감과 반항심이 날로 커졌습니다. 자유를 갈망하는 락밴드 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취업이 잘 되는 과를 선택해서 대학에 갔습니다. M기업 공채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입사하여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 다음은 결혼이었습니다. 장남은 안 된다, 덩치가 크고 외모가 훤칠해야 한다, 직업도 중요하지만 잘 사는 집안이어야 한다는 것이 어머니의 주문이었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딸이 어디 가서 고생하는걸 원치 않는 어머니의 지침이었습니다. 하지만 청개구리의 애인은 첫째였습니다. 몸집이 작았습니다. 청개구리와 같은 직장에 다녔지만 평범한 가정에서자랐습니다. 부모님께 비밀로 하고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앞두고 부모님께 결혼을 선언했습니다. 어머니는 반대를 하다 끝내 몸져 누웠습니다. 딸이 자신의 뜻을 거부하고 시집 가겠다고 한 충격이 너무 큰 엄마 개구리는 쇼크사했습니다. 무지개 냇가에 어머니를 묻은 청개구리는 후회했습니다. 학교에 가다가 한번쯤은 방향을 틀어 냇가에 놀러 갈걸. 다른 친구들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말씀과 일치하지 않아도 자신의 생각대로 말하고, 행동했습니다.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일구며 독립적으로 잘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억누르고 부모님의 기대에만 맞춰 살아온 것이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앗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소가 된 게으름뱅이

매일 아무런 목표 없이 빈둥거리며 지내는 게으름뱅이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누워있다가, 느지막이 일어나 밥을 먹고 기타를 쳤습니다. 돈을 벌어오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거리를 나선 게으름뱅이는 소의 탈을 든 할아버지를 만났습니다. 이 탈을 쓰면 잔소리를 듣지않고 하루 종일 편하게 누워서 쉬다가, 들판을 천천히 거닐며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호기심에 탈을 쓴 게으름뱅이는 소의 탈이 얼굴에 붙어 진짜 소가 돼버렸습니다.할아버지는 소를 시장으로 데려가 팔았습니다. 무를 먹으면 죽을 수 있으니 절대 먹이지 말고, 게으름을 피우면 채찍질을 하라고 주의를 줬습니다. 그 날부터 소는 무거운 짐을 하루 종일 쉼 없이 밭을 갈아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쉽게 지치고, 힘들었지만 날이 갈수록 일머리가 늘었습니다. 처음으로 노동의 가치와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무밭에서 일하던 주인은 깜박하고 소에게 무를 주었습니다. 무를 먹은 게으름뱅이는 다시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부지런히 움직인 탓에 100kg이 훌쩍 넘던 몸은 78kg으로 줄어 있었습니다. 王자 복근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기타 치는 것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운동에 소질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게으름뱅이는 새벽에 헬스장에 가서 트레이너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일을 마치면 낮에는 달콤한 낮잠을 자면서 여유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게으름뱅이를 보면 늘 잔소리를 하던 엄마도 180도 바꼈습니다. 적당히 부지런하고 적당히 게으른 게으름뱅이가 지금처럼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건강식을 잘 챙겨주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기억해두면 쓸모있는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