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잡지 ‘빅이슈’를 읽는 기쁨
1,000원권 10장과 10,000원권 4장.
회사에서 연말에 작은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주어진 5만원, 어떻게 하면 뜻깊게 쓸 수 있을까?
빅이슈!
가장 먼저 홈리스의 자활을 지원하는 빅이슈 잡지를 떠올렸다.
빅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 잡지로 한국에서는 2010년에 창간됐다. 빅판(빅이슈 판매원)이 권당 5,000원에 잡지를 팔면, 이 중 2,500원이 판매원에게 돌아간다.
6개월 이상 꾸준히 판매하고, 하루 수익의 50%를 저축하면 임대주택 입주 자격이 주어진다. 따뜻하고, 안전한 보금자리는 삶의 안정을 찾는데 가장 기본적인 필요조건이다.
선릉역 1번 출구에는 한정구 빅판 아저씨가 계셨다. 날씨가 아주 무더울 때도, 추울 때도 나무처럼 한 자리에서 빅이슈 잡지를 판매하셨다. 출퇴근 길에 빅이슈 잡지를 사서 보게 되었고, 어느새 매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단골이 되었다.
그 후에 아저씨는 강남역을 거쳐 잠실역으로 판매처를 옮기셨다. 송년회 장소에 선발대로 이동하다가 잠실역에서 우연히 아저씨를 다시 마주쳐서 어찌나 반가웠던지! 하지만 바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 짧게 인사만 드렸다.
주말을 맞아 다시금 찾아뵙고 싶었다. 계실지, 안 계실지 확실치 않았지만 아저씨라면 같은 자리에 계실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잠실역 1번 출구, 롯데월드몰 입구 근처에서 아저씨를 다시 만났다.
아저씨께서는 최근 수술을 받으신 후 술과 담배를 모두 끊으셔서 더 건강한 모습이셨다. 반갑게 안부를 나누다 빅이슈 잡지 10권을 구입하고, 금색 봉투에 담긴 신권 5만원을 전해드렸다. 항상 같이 식사하자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번엔 진짜로 아저씨께서 짐보관함에 잡지를 넣어두고 함께하셨다.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시간에 마음이 편안해지셨는지 농담도 많이 하셨다. 실제로 아버지와 연배가 비슷하셔서 나도 친근하고, 편안했다.
최근에 kbs ‘거리의 만찬’이라는 프로그램이 빅이슈가 소개되어 판매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빅이슈를 잘 모르던 사람이 대중매체를 통해 알게되어 그냥 지나치니 않고 한 권씩 산다니 참 잘된 일이다.
커피 한 잔 값으로 누군가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꼭 잡지를 사지 않더라도 지하철역에서 만나는 빅판 아저씨께 “수고하세요!” 한 마디, 응원의 눈인사를 건네면 그 분들께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다.
10권의 잡지는 주변에 고마운 사람들에게 감사의 편지와 함께 선물할 것이다. 선물을 받으신 분이 빅이슈에 관심을 갖게 되고, 나눔을 실천하신다면 더욱 의미있을 것 같다.
세상을 바꾸는 잡지 빅이슈는 모두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일테니. 함께해주세요~^^
덧. 작은 나눔의 경험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신 회사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함께해준 멋진 문셰프님도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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