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요? 도대체 왜?!”

그러게나 말입니다. 하하...

by 이수댁
결혼해요? 도대체 왜?!


결혼 소식을 들은 선배가 진심으로 물었다. 도대체, 왜!? 결혼하냐는 질문이었다.

‘도대체... 왜 결혼하냐고?!’ 머리가 띵했다.
한 번도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나는. 도대체. 왜. 결혼하는가?
나는. 왜. 이 사람을. 선택했는가?
한편으로 ‘왜?가 필요한 질문인가?’라는 생각도 하면서...

큰 질문일수록 답변은 단순해야 한다.

첫 번째로 나는 가족을 중시한다. 가족에게 힘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인정에 대한 욕구가 크다. 삼 남매 중 둘째라서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내 곁에 누군가 나를 알아주고, 사랑해주고, 도와주고, 함께할 사람이 있는 것에 큰 힘을 얻는다.

예를 들어, 혼자 이삿짐을 싸다가 짐이 화수분처럼 계속 나와 지쳤을 때, 남자 친구가 “힘들지? 내일 가서 도울게.”라는 말을 했을 때 마음이 든든해진다. 누군가 나를 생각해주고,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그가 실제로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감정적인 면에서 힘이 되어준다. 그래서 인생에서 마음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는 게 좋다.

두 번째로 둘이서 같이하는 게 더 재미있다. 같이 먹으면 음식도 더 다양하게 맛볼 수 있고, 일도 나눠서 하면 덜 힘들고... 결혼 준비를 할 때도 서로 부족한 부분은 거들어주고, 힘을 합쳐 준비하는 과정이 탁구공을 핑퐁핑퐁 주고받는 것처럼 신났다.

물론 서로 언제나 같을 수는 없기에 생각이 다를 땐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절대 내 마음을 절로 알아줄 수 없고, 서로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기도 한다. 서로 다른 모습을 인정하고, 나의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때 상대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는 느낌이다.

우리 커플은 서로 비슷한 점도 다른 점도 참 많다. 비슷한 점은 책임감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사소하게 다른 부분들이 있다. 이를테면 이삿짐을 쌀 때 쓰레기를 버리는 방식 같은... 누가 옳고, 그른지 정답이 없는 일이다. 가만히 지켜보면 상대방의 방식이 더 낫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그러면서 배우고, 또 크는 것 같다.

세 번째로 독립하는 게 좋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독립했지만, 부모님께 심적으로 의지를 많이 해왔다. 하지만 결혼 준비를 하면서 크고 작은 일들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니 한 단계 더 독립하는 느낌이 들었다. 스스로가 더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둘이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더 재미있게 느껴지나 보다.

결혼한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마치 회사원들이 학생 때가 좋은 거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자유롭게 시간을 쓸 수 있을 때 즐기라고... 나도 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학생 때도 좋지만, 힘든 점도 분명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이 미화된 건 아닐까? 모든 선택에는 장단점이 있기에 그저 하나의 선택을 한 것이다. 어떻게 만들어가느냐는 많은 부분 나에게 달려있다.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걸까?’
- 아니다.

- ‘요즘 같은 시대에 서른이면 빨리 결혼하는 거 아닐까? 아까워. 굳이 왜~’
- 엄청 빠른 것도 아니지만, 느린 것도 아니다. 어쩌면 빠른 축에 속한 게 맞다. 좋은 사람이 곁에 있을 때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 결혼을 도대체 왜 하는 거야?
- 그건 살면서 조금씩 생각해 봐야지. 언제나 좋은 일만 있을 수 있을까? 그래야만 하는 것도 아닌데... 함께하기로 선택했으면, 그 선택을 최선의 선택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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