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댁 Mar 22. 2017

저녁이 있는 삶 실천하기.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

- "어머, 지영씨~! 나보다 일찍 가는 거 처음봐~!!"

- "만세!!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 슝슝~~


가족 사랑의 날입니다.

9시 출근 18시 퇴근이 아닌, 8시 출근 17시 퇴근이예요. 이 날은 출근하면 평소보다 사무실 분위기가 무겁게 느껴집니다. 한 시간 차이지만 아침에 밥보다 잠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걸 생각하면 대부분 어떤 상태인지 짐작이 가실거예요~!

피곤하죠.ㅠㅠㅋㅋ


대신 이 날은 일찍 퇴근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게 정말 오늘 꼭꼭꼭!! 해야만 하는 일인거야?' 되물으며 가능하면 마무리를 하고 짐을 싸요.

열심히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소중한 일이니까요!


그렇게 아주 오랜만에 일찍 집에 오게 되었어요.

늦게 마치는 날이 아니면 중국어 수업을 듣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가보고 싶었던 곳에 들렀다와서 이른 시간에 집에 도착하는 건 정말 드문 일이예요.


집에 오는 길에 '흑미랑'이라는 식당에서 오늘의 도시락을 먹었어요. 어제 '바오밥'의 환상적인 도시락 맛에 반해 또 도시락을 찾게 되었네요~

'오늘의 도시락'에서 오백원을 추가하면 '마음대로 도시락'을 먹을 수 있어요. 마음에 들지 않는 반찬을 바꿀 수 있는 메뉴인데, 고등어 조림을 연어로 바꿨어요. 고등어 조림도 자취생이 평소 먹기 힘든 메뉴지만 오기 전부터 연어를 찜해놓고 왔거든요~ 연어를 깨알같이 추가해서 맛있게 냠냠~!

사소한 차이지만 '마음대로 도시락' 컨셉이 마음에 들었어요! 일을 할 때 상대방이 이런 기쁨을 느끼게 하는 장치를 만들줄 아는 사람이 되고싶다고 생각할 정도로요! ㅎㅎ


집에 도착하니 7시...

낯선 기분과 마주합니다.

무엇을 할까...?

이런 고민하는 것도 낯설지만 행복하네요!


먼저 좋아하는 트레이닝 복을 입었어요. 하고 싶은 일들을 하다가 낙성대 공원을 한바퀴 돌려고요.


쌓아 두었던 빨래를 돌리고, 손톱도 다듬을 거예요. 둘다 늦은 시간에는 하지 못하는 일들이거든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책도 읽고, 외국어 공부도 할래요~~ 시간이 많다면 정말 마음껏 하고 싶은데 짬내서 하는것도 나름 재미있어요. 하지만 요즘은 독서와 좋아하는 외국어 공부를 할 여유를 통 갖지 못해서 아쉬웠거든요.


송로몬 매니저님(송씨인데 솔로몬과 같은 지혜를 발휘해 주시는 모습에 지어드린 별명이예요.)은 회의를 하다가 17시가 넘어가자 우리 딸래미 목욕을 시켜줘야 한다며 정리를 서두르셨어요.

"즐거운 저녁 보내세요!"하고 인사하니까 "힘든 저녁이야."라고 하셨지만 동시에 제일 행복하고 뿌듯한 시간이라고 말씀하셨어요.

힘들지만 행복한 시간...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는 것... 어쩐지 조금 부러워지더라구요~


저는 오랜만에 혼자만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어요. 결혼하고 아이 둘 낳은 워킹맘 선배님께 요즘 혼자만의 시간이 없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이런 시간도 나쁘지 않아요. 다 때가 있는거구나 싶어 즐기고 있어요.


전 이만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러 갈게요~^^

뿅!

작가의 이전글 노닥노닥 도닥도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